송도맥주축제의 솔직한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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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8-08-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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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아파…?”

누리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송도맥주축제 조직위원회입니다.

올해 행사부터 송도축제가 그 동안의 무료입장 원칙을 깨고 갑자기 유료화 전환으로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흥, 좀 되는 가 싶더니 돈 좀 벌겠다, 이거지…?” 

송도축제를 아끼고 사랑하신 일부 분들이 서운하다거나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고 심지어 송도 축제에 다시는 안가겠다는 가슴 아픈 선언(?)도 있습니다.

저희도 마이 아픕니다.

꼭 보고 싶은 연인인데 섭섭해서 그러시는 줄, 저희도 다 압니다.

 

□ 입장료는 국제 표준

사실 국내 여타 대형 콘서트에 비교해 송도 축제의 입장료는 만원 정도(그나마 인천 시민은 7천원)에 불과해, 우째 이런 가격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요즘 웬만한 뮤직페스티벌의 경우 하루 입장료가 10만원대에 이르고 있고 서울 올림픽 공원 등에서 올해 벌어진 각종 유사 맥주축제가 4만원대의 입장료가 책정된 점을 생각하면 만만찮은 뮤지션들의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 송도 맥주축제는 참으로착한 콘서트, 저렴한 입장료라는 점이 드러납니다.

물론 세계 최대의 맥주축제인 독일의 옥토버페스트, 중국의 청도맥주축제 등도 다 입장료를 받고 있습니다.

 

□ 사람은 많은데 비용은 쑥쑥

송도 축제는 해마다 내장객의 폭증으로 화장실과 각종 편의시설의 만성 부족에 시달려 왔습니다.

찾는 분들이 늘어나는 건 분명 좋은 일인데 주최 측 입장에서는 시설을 보강해야 하고 전기, 가스, 상하수도, 쓰레기, 분뇨 처리 등의 관리 비용이 엄청 늘어나는 고통이 수반됩니다.

게다가 올해 행사부터는 행사장 면적을 예년에 비해 3배 이상 늘리면서 각종 시설 장비의 확대가 동시 수반되고 메인 무대 외에도 Serve, Third 무대 설치와 그에 따른 뮤지션의 섭외 등이 늘어납니다.

문자 그대로 국내 최대 규모의 맥주축제 행사장이 이루어져 폼은 나는데 으악, 비명이 날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행사 비용 탓에 호주머니가 텅텅 빈 초라한 꼴이 되어 버렸습니다. 

허우대는 멀쩡한데 커피 한 잔 살 형편이 안 됩니다.

 

보통 길어야 사흘에 불과한 여타의 축제와는 달리 송도 축제는 9일간이나 진행됩니다.

주최 측으로서는 어느 하루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대형 무대를 라이브 음악과 EDM으로 채워야 하고 불꽃놀이도 해야 하고 매일 매일 수백명의 인건비(그것도 야간...)도 감당해야 합니다. 

참고로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는 18, 중국의 청도맥주축제는 36, 일본의 삿뽀로 맥주축제는 25일간 지속됩니다.

 

□ 그럼 왜 하나.

솔직히 하던 짓이니까 합니다.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서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바람에 그 동안도 적지 않은 적자를 떠안아 왔습니다.

이제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어쩌면 송도 축제는 경인방송이라는 지상파 방송사가 사실상 주도해왔기에 많은 뮤지션들의 말없는 희생과 호응으로 버텨왔는지도 모릅니다.

해마다 수백명의 뮤지션이 9일간을 그 정도 비용으로 그 큰 무대를 지탱해 온 건 사실 기적입니다. 

일반 기획사나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했다면 지난 7년간의 행사가 어림없는 일이었을 겁니다.

 

저희 축제 구성 원리는 간단합니다.

행사장에 들어 와 맥주와 음식을 파는 부스와 푸드트럭 등의 입점 비용으로 거의 모든 비용을 감당합니다.

도합 100여개의 부스가 입점하는데 이 수입이 약 5~6억 정도입니다.

사람이 많아 입점 부스의 매출이 아무리 늘어나도 주최 측은 미리 입점료를 받은 상태이기에 주최 측의 수입 증가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맥주 회사나 기업들의 특별한 협찬도 거의 없습니다. 

사람들은 주최 측이 맥주와 음식을 팔아 엄청난 수익을 낼 것이라고 상상하지만 들여다보면 참으로 가슴 아픈 송도 축제의 웃픈 현실입니다.

 

□ 정부는입장료 받아라

송도축제는 규모가 훨씬 적은 다른 축제와 비교해도 정부나 인천시로부터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주최 측은 인천시 소유 행사장인 송도달빛축제공원 사용에 대한 막대한 임대료납부까지 해야 할 형편입니다.

인천과 송도를 가장 빛내는 행사를 상대로 정작 시는 지원은 고사하고 임대료 장사라는 결과를 낳게 생겼습니다.

인천시 당국의 현명한 판단이 아쉬운 가운데 정작 조직위는 죽을 지경입니다.

반면 같은 인천지역의 다른 축제는 10억 원대에 달하는 예산 지원을 받습니다. 입장료는 하루 10만원을 상회하고 맥주와 음식도 똑 같이판매합니다.

수십만 명이 찾는 송도축제와 입장료, 예산지원 등을 비교할 때 참으로 기가 막힌 현실입니다.

 

중앙 정부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선심성 예산 지원으로 진행하는 축제를 지양하고 각각의 축제 스스로 입장료 징수 등의 자생력을 키워 예산을 절감하라는 권고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국가나 지자체의 예산 지원으로 축제가 진행되면 관의 입김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선출된 선량들의 자기 자랑 무대가 되고 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엄밀히 따져 국가나 지자체의 예산은 안 받을 수 있다면 안 받는 게 조직위 입장에선 최선입니다.

 

유무료 논쟁, 지속 가능한 축제를 위해 어차피 한번은 넘어야 할 고비입니다. 

  

□ 고작 만원인데…?, 저희도 미안

해마다 무료입장이었는데 갑자기 유료화 하게 돼서 저희도 죄송스런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하여 주최 측은 모든 입장객(청소년 등 무료 입장객 제외)에게 행사 현장 판매가 5천원 상당의 송도맥주 1캔씩을 드리려 합니다. 

이미 주최 측은 이를 위해 지난 5월 유럽의 저명한 맥주 회사에 송도맥주를 발주하여 지금 현재 컨테이너선에 선적돼 인천항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물론 내방객이 저희 예상을 초월해 이 맥주가 소진되면 더 드릴 수 없게 될 수도 있긴 하니 부디 하루라도 빨리 오시길 바랍니다. 

 

저희 주최 측은 입장료가 결코 고작 만원인데 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젊고 늙고 형편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얼마나 기가 막힌 돈일 수 있는데라는 생각입니다.

티켓의 현장 현금 판매가는 1인당 15천원입니다. 

두 분이 가시면 금방 3만원입니다.

이게 적은 돈이 결코 아닙니다.

저희가 15천원 티켓을 온라인 상 1만원(혹은 7천원)으로 싸게 파는 이유는 출입 동선에서의 번잡함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티켓 구입하느라 장사진이 서게 되면 더위에 짜증이 날 수 있고 수만명의 입장객이 동시 입장하게 되면 혼잡을 피할 수 없습니다.

미리 표를 구입하셔야 되는 이유입니다.   

참고로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은 물론이고 3급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65세 이상의 고령자 분들은 무료입니다.

 

송도 축제는 인천 그리고 송도의 자존심입니다.

저희는 올해 축제의 품격과 퀄리티를 번듯하게 올려 놔 정말 손색없는, 아름답고 자랑할 만한 축제로 만들겠습니다.

이 나라의 고뇌하는 청춘들, 그리고 평범한 소시민들이 만원으로 느낄 수 있는 행복, 만원으로 체감하는 기적을 만들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저희 조직위는 인천시를 상대로 혹여라도 입장료를 통해 송도 축제가 수익이 난다면 이 모든 초과 수익을 비영리법인에 존치해 송도 축제의 발전 기금으로 환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를 위하여

저희 조직위원회는 미래의 송도맥주축제가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를 능가하는 맥주축제가 될 것으로 꿈꾸고 있습니다.

K-POP을 일궈 낸 대한민국의 신명이 세계 최대의 축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행사를 기획, 주도하고 운영하면서 느끼는 묘한 예감입니다.

아마 그 동안 송도 축제에 다녀가신 분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이 축제…, 분명 된다라는 묘한 자신감.

대한민국 그것도 인천 송도에서 해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축제가 벌어져 이 시기에 수백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 들어온다면 이건 분명 해 볼만한 일 아닌가요,

 

저희는 여기에 목숨 걸었습니다.

저희가 해마다의 적자와 어려움을 감내하고서라도 이 일을 지속하는 것은 분명한 비전과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비록 손해가 있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생각이 있는 겁니다.

아무리, 어떠한, 기가 막히고 말도 안 되는 난관이 있어도 이런 정도의 확신이 있다면 한번 뚫고 나가보자, 라는 의지가 생길만 하지 않습니까.

 

인천 시민 여러분, 그리고 송도 축제를 사랑하고 응원해 온 축제 참가자 여러분.

힘 좀 보태주세요.

좋은 축제를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 나가야 되지 않을까요.

대한민국에 이런 정도의 축제 하나 키워야 되지 않을까요.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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